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뮤지컬 하는 문화기획자, 한아름"
뮤지컬은 내 운명
저는 ‘공연 나눔’이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배우이자, 전북에서 공연예술에 관심 있는 청년들과 공연 정보도 공유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MJR 컴퍼니’라는 단체의 대표를 맡아 연극과 뮤지컬 기획 및 연출로서 활동하고 있는 한아름입니다. 또 전주의 인후생활문화센터라는 기관에서 지역주민들과 밀착된 시설에서 지역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하는 문화기획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2013년에 서울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헤어 스프레이”라는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대학교 근처에서 발견한 ‘뮤지컬 동호회 참여 모집’ 포스터를 보자마자 ‘운명인가?’ 싶었어요. 공연이나 예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선택했을 정도로 이쪽과 인연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은 상상도 안했었는데 말이죠.
사실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손도 많이 가고, 돈도 많이 필요한 값비싼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만큼 매력있지 않나요? 무대에서 춤, 연기, 노래까지 한꺼번에 다 볼 수 있는 종합예술의 끝이니까요. 다양한 기술로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점이 가장 꽂혔던 지점인 것 같아요.
잃고 싶지 않은 건 바로 나
뮤지컬 배우로서 저의 특징은 아무래도 무대에서 표현하려고 애쓰다 보니 평상시 목소리도 너무 크고, 작은 것도 손발짓을 해가며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여러 작품을 해오면서도 잃지 않고 싶은 건 바로 ‘나’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하고, 때론 연출하지만 그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길을 잃는 것 같아요.
무대에 올라 막이 오르는 순간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때는 함께하는 단원들이 고생할 때인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레슨이나 소품, 의상 등등 금액적으로 충당하기 버거울 때 대표로서 안타까움과 힘듦을 느껴요. 그래서 2020년, 2021년이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공연이 지치고 힘들었는데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갔던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환경적인 제약이 생기니까 ‘그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고생 끝에 공연의 막이 오르는 순간!! 조명을 받으며 관객 앞에 서면 모든 고생은 사라지고 행복했던 기억만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작품을 준비하면서는 다른 것보다 배우들이나 스텝(작가, 작곡가 등) 간에 합이 잘 맞아서, 그게 무대에서 제대로 빛이 날 때 가장 짜릿한 것 같아요. 친밀함이나 끈끈함이 무대에서 안 보일 것 같아도 다 느껴져요. 하지만 연극이나 뮤지컬이 워낙 협업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 서로의 생각을 잘 전달하고, 표현하고 그걸 전체적인 작품으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작품을 준비할 때는 예민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활동경력 및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2019 청년소통프로그램 – Shall we musical, 2019 전주독서대전 – 전기수 이야기, 2020 전주독서대전 –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2020,2021,2022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JB문화통신원(완주), 2021 완주문화재단 청년예술인지원사업 – 니맛대로 내맛대로 등의 활동을 했구요,
현재는 아트컴퍼니 두루 공감 유니버스와의 협업과 2022 인문실험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2019년에 했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때가 마침 단체가 막 성장할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규모가 큰 극도 처음으로 시도 해보고, 영상으로 담는 작업도 다른 단체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행동으로 실행해 보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가장 잊히지 않는 작품은 뮤지컬 “빨래”라는 작품이에요.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이 알고 계시는 작품 중 하나인데, 28살 때 주인할매 역할을 맡았는데 제 인생 캐릭터가 됐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관찰하면서 저만의 “주인할매”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내년엔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창작극을 못해도 1~2주 정도 장기로 올려보고 싶어요. 사실 작품은 꾸준히 발표되고 있는데 1, 2회 공연으로 끝나버리는 것들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더라구요.
작업은 주로 어디서 하시나요?
따로 작업실이나 연습실을 두지 않고 지역의 연습공간을 두루 사용하고 있어요. 생활문화센터나 문화의집을 이용하기도 하고 공연예술연습공간이나 시민놀이터 같은 공동연습공간을 대관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만들 때 어디서 주로 영감을 얻나요?
요새는 고전이나 동화에서 많이 얻고 있어요. 작년에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각색하는 작업을 프로젝트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나름 흥미로운 점이 많았어요. 다시 고전이나 동화를 살펴보며 현대적으로 비틀어 보기를 연습하고 있어요.
가장 고마웠거나, 덕분에 힘을 내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웃사촌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아트컴퍼니 두루의 ‘김소라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사실 지역에서 뮤지컬이나 연극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일인지 너무 잘 알지요. 간단한 지원사업 하나도 쉬운게 없으니까요. 서울을 오가며 지역을 배경으로 작품활동을 해주고 계시는 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멋진지 꼭 응원하고 싶었어요. 저도 덕분에 활동하면서 지치지 않고 힘을 받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기획or연출)로서 기억되고 싶은가요?
뮤지컬 하는 문화기획자. 꼭 무언가로 기억되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문화를 향유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심심한데 공연이나 보러갈까?”, “내일 밥먹고 전시회 보러 갈래?”이런 대화가 당연한 일상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완주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넓은 지리적 범위만큼 활동하기엔 조금은 어렵지만 자기만의 가치를 가지고 즐겁게 활동하기에 더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