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위하는 마음을 담아 - 사진작가 이호연
안녕하세요, 완주문화재단 입니다. 완주예술인 기록화 사업을 통하여 14명의 완주 예술가를 만났습니다.
오늘 소개시켜드릴 예술인은 사진작가 이호연님 입니다.
Q . 그 시절 귀했던 카메라
저는 완주군 용집읍에서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어요. 한국전쟁 이후 모두가 빈곤한 상황에서도 부모님의 사랑과 믿음 덕에 자유로운 학생 시절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 무렵에는 용진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는 열 명도 채 안됐어요. 그때 학교가 있는 전주까지 거리가 10km가 넘었는데 매일 걸어 다녔죠.
고등학교에서 사진 동아리를 들어가 처음으로 사진을 접하게 됐어요. 매주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특별홛동 시간에 스무 명이 넘는 학생들이
단 한 대의 카메라만 주어졌지만 그 카메라를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어요.
Q . 발견된 재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이 농협에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고등학교에서 사진의 맛을 처음 봤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진에 자연을 담는 일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어요.
영농 지도나 유통, 홍보 사진 등을 찍는 업무를 담당했거든요. 일 때문에 필수적으로 촬영 기술을 읽혀야 했고 자연물을 사진에 담는게 익숙해 졌어요.
일하면서 참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마주했어요. 예를 들어 구이면의 경각산과 너른 들판, 여기서 농부가 암소와 밭을 가는 장면을 본다면
누구라도 사진으로 담고 싶지 않을까 싶어요.
<삼기정>
Q . 본격적인 예술가의 길
당시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엇는데 그곳에서 전라북도 순창군 출신의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권진희 은사님을 만나 십여년이 넘게 사진에 대해 공부하게 됬어요.
1995년도에 동호회에서 전국 돌 형상 사진 기획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분야를 나눠 주셨고 저는 불교 색채가 나는 돌들을 찾아 찍었어요.
그 후 전시를 했는데 관람객이 정말 많이 오고 반응도 뜨거운 거에요. 어떻게 사진을 이렇게 찍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장의 사진이
이렇게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걸 체감하게 되었어요.
그 전시회를 기점으로 1998년에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 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25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사진을 찍어 왔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진을 바로 만경강 생태 사진이에요.
Q . 만경강 생태 지킴이
우연히 만경강 생태 아카데미 과정을 신청하면서 시작 되었어요. 그렇게 만경강 생테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레 "만경강 사랑 지킴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고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만경강의 많은 자료를 수집해 사진으로 기록하며 만경강 도보 여행, 만경강 어린이 생태 체험 등 만경강
보전에 힘썼고, 2019년에는 만경강 생태 가이드 북까지 출판했어요.
<생태도보여행>
Q . 소중한 자연의 현실을 기록
<느시새> <꼬리명주나비>
왼쪽에 있는 새는 느시라는 새에요 느시는 50년 전에는 만경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어요. 그러다 갑자기 자취를 감췄는데 2021년도에 50년 만에 다시
만경강에 나타난 거에요. 하지만 한 달쯤 머물다 사라졌어요.
오른쪽에 있는 사진은 꼬리명주나비 암놈입니다. 암놈은 색이 어둡고 수놈은 색이 하얗죠. 이 나비는 쥐방울 넝쿨이라는 식물에만 알을 낳아요.
애벌레는 오직 이 풀만 먹고 자라는데 만경강에서 쥐방울 넝쿨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 굉장히 희귀한 나비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생태 사진은 다른 예술 사진과 가치를 따지는 기준이 달라요. 다 정말 귀한 사진인거죠.
생태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록물이 될 수 있어요.
<운암산과 대아호>
Q . 눈높이 사진
언젠가 가족사진을 찍어주는데 누가 무릎까지 꿇고 사진을 찍냐 하더라구요. 나는 내가 무릎을 꿇고 사진을 찍는지도 몰랐어요.
그저 눈 높이를 맞춰야 마음이 통해요. 그리고 대부분 표정이 굳어 있거든요? 그럼 '이쪽 보세요', ' 하나 둘 셋 김치' 뭐 이런 것 보다
한 5분~10분 정도 이야기 하고 약간 장난도 치고 하면 환한 표정들이 나와요. 그렇게 소통하고 눈높이를 맞추고 사진을 찍어요.
Q . 아름다운 재능 기부
저는 마음을 담아 사람을 웃게 하고 행복을 기록해요. 3,500여명의 장수 사진(영정 사진)을 찍어 왔는데 그간 어떻게 사셨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어떤 사진을 보면 가족들의 마음이 편할 것 같은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요.
또 지적 장애인의 가족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사진을 받고 저를 찾아왔더라구요. 근데 제가 자리에 없어서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은건 처음이라며 정말 감사하다고, 저를 평생 못 잊을거라고 말해주더라구요.
그 얘기가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며 가장 가슴에 닿았던 말이에요.
Q . 기억되고 싶은 나의 모습
저는 매스컴을 타는 유명한 예술가로 기억되기보다 지역에서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사진을 찍고 싶어요.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생각하고 함부로 셔터를 누르지 않겠다는게 저의 예술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