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따뜻한 작품, 따뜻한 사람
무르익는 삶을 살고픈 화가 장해숙
막연한 끌림으로 시작한 그림
안녕하세요. 전주 문화센터, 완주 근로복지관, 주민센터에서 문인화와 캘리그라피를 가르치며 천아트, 캘리그라피 작업실을 운영하고있는 장해숙입니다. 2005년 초대작가가 되기 전인 1990년부터 협회나 그룹 활동으로 작품 생활을 계속해오고 있었습니다. 유년기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청소년 시절에는 막연하게 다양한 전시회 등을 빠짐없이 순회했었어요. 이러한 관심은 작가로서의 자산이 되었고 이후 작품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채우기보다 비우는 여백의 미
제가 붓을 잡고 처음 시작한 것은 서예였어요. 그 다음 문인화를 하게 되면서 붓글씨를 충분히 활용하게 되었죠. 문인화는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여백을 우선하는 그림이에요. 여백은 비어 있음이 아니고 사색과 휴식,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기 때문이죠. 수묵의 농담과 운필의 속도는 인위적 가공을 떠나 내면적 정신성을 표현하는 일로 시각적 회화의 세계를 심미의식으로 표현되어야 해요. 저 또한 결혼과 육아로 작업시간이 부족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도 있었지만, 작업을 대체할 시간과 공간 활용을 철학과 문학 서적에서 구하기도 했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수업이 진행되기도 하고 작가들, 지인들과의 만남의 장이자 작품구상을 하는 공간인 작업실에서 2023년 제4회 전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영감의 원천은 ‘자연’
작품의 영감이 되어주는 건 ‘자연’입니다. 매번 다루는 소재(素材)이지만 실제 존재를 만나기를 원하게 되면서 소재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는 일이 많아요. 그러기 위해서 계절과 관계없이 물과 산 나무를 만나러 발품을 팔고 집 나서기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비록 선인들이 추구하는 천지자연의 모든 것이 물아일체, 영묘한 지경을 동반하는 일에 다다르지는 못 할지라도, 만남에서 느끼는 생동감은 대단히 중요하며 작품구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만족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
자기 자신의 작품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모든 예술가나 작가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아닐가 싶어요. 사실 만족이라는 것은 주관적이잖아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 완벽하고 만족스럽더라도 작가 본인은 아무래도 부족함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죠. 가끔 의도한 목표에 가까이 갔다고 생각하면 다음 작업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느낌과 구상 의도가 부합된다면 좋은 작품이 되겠지만 정말 가끔 있는 일에 불과해요. 매번 작품을 그릴 때마다 만족에 최대한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뿐입니다.
선으로 표현하는 자유분방함
(작품 표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작품 표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주로 선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자유분방하고 호방함을 그려내는 일이에요. 사생(寫生)을 중시함과 동시에 깊고 심오한 사상으로 의경(意境)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죠. 이는 주로 수묵 문인화(文人畵) 작업에 해당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디딤돌 역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활동 중 의미 있는 일은 중년이 넘어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생기게 되어서 여러 사정으로 접어두었던 개인의 소망이나 꿈들을 펼치며 자기만의 개발을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특히 그림 그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접근방법을 함께 찾아보며 디딤돌이 되어주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은 또 다른 보람이 됩니다. 실력을 연마하여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또 공모전에도 출품하도록 이끌어 주어서 아마추어 작가로 활동할 수 있게 하며 자아실현의 토대가 되기도 하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2023년 개인전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여러 전시회에도 참여해야 하며 해마다 지도하는 전시회도 전주와 완주 그룹이 있는데요. 새로운 소재와 장르를 위하여 연구하고 지도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어요. 문화센터 복지관 등의 수업도 주 5~6회 정도 되는데 수업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으므로 작업시간은 항상 부족하기만 합니다. 가을 공모전 출품 지도는 상당한 부담감이 따르는 일이에요. 열정적으로 준비하는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외면하기 어렵고 아직은 홀로서기 어려운 회원들이기도 하므로 최선을 다하여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공감과 소통으로 만드는 따뜻함
작품에서의 공감과 소통은 저의 최종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따뜻한 작품을 만드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제 삶도 잘 익어가겠죠.
완주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작품에 대한 쉼 없는 열정으로 붓을 놓지 않는 회원들과 함께하는 완주에서의 작가·작품 생활은 같은 길을 가는 동료가 있기에 외롭지 않고 더욱 정진할 수 있는 위로와 힘이 됩니다.
은호등 화가가 장해숙 화가에게 보내는 글
‘일을 잘한다는 말 안에는 잘 쉴 줄 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장해숙 선생님을 뵈면서 들었던 생각이 그림 그리고 가르치며 자신의 능력을 키우시고, 쉬는 시간에는 자연을 벗으로 삼아 쉼을 찾는다는 것. 그리하여 삶의 에너지를 얻어 적절하게 안배하시며 균형 있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문인화의 ‘여백’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