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불과 흙, 시간과 기다림이 만들어낸 전통의 예술,
그 소중한 첫 만남의 순간이 전통화심도요에서 열렸습니다.
6월 21일, 완주 소양면의 전통가마터 전통화심도요에서는
임경문 작가의 154번째 가마 불을 기념하는 도자기 개요식이 열렸습니다.
이번 개요식은 특히 10년 만에 다시 연 전통화심도요의 장작가마,
그리고 2025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임경문 작가의 창작 여정이 만나 더욱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불을 끄고, 예술을 꺼내다」
도자기의 개요식은 단순한 전시가 아닙니다.
수일 간 불꽃과 기다림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이
처음으로 세상과 만나는 전통 도예의 가장 중요한 의식입니다.
임 작가는 이번에 14개의 전통 가마 중 4칸에 불을 지폈고,
그중 1개의 가마 문을 여는 시간을 오늘 현장에서 가졌습니다.
무려 200여 점의 작품이 들어간 가마,
불막이용 도자들이 하나 둘 나오자,
장작가마의 깊은 불꽃을 견디고 나온 본격적인 작품들이 드러났습니다.
「전통의 맥을 잇는 전통화심도요의 시간」
임경문 작가는 대학 시절 도자기에 입문해,
스승 라희술·조기정·김성근 선생에게 전통 도자 기술을 전수 받았습니다.
현대화된 방식이 전통의 깊이를 지워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고향 소양면 화심리에 전통가마를 다시 세웠습니다.
전통화심도요가 자리한 화심리 가마터는 약 600년 전부터 국가 도자기를 제작한 중심지.
이 가마의 유물들은 고려시대의 숯가마 흔적까지 품고 있습니다.
그 땅 위에서 그는 다시 흙을 짓고, 유약을 만들고, 장작을 쪼갰습니다.
한 점 한 점 손으로 만드는 것만이, 전통 도자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길임을 믿고 있는 작가.
그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오늘, 불꽃을 넘어온 도자들이 세상과 마주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완주로 이어지는 예술」
이번 개요식에서는 화심리 가마터 유물들을 재현한 작품과
그 정신을 현대의 도자 형태로 확장시킨 작품들이 함께 선보였습니다.
또한, 오늘 나온 작품 중 한 점은 완주군에 기증되어
지역과 예술이 이어지는 상징으로 남게 됩니다.
「함께 나눈 불의 시간」
이번 개요식에는 여러 지역 인사 및 주민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마을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모두가 함께 개요식을 지켜보며 기다림의 시간과 그 결실을 나눈 오늘.
600년의 도자기 역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그리고 전통은 여전히 오늘의 이야기임을 함께 느꼈습니다.
「전통을 담은 불, 그 다음 장을 열다」
“도공의 영혼이 깃들어야 가능한 작업입니다.”
임경문 작가의 이 한마디는
이 모든 시간과 정성이 예술이 되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오늘 개요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번 가마 불의 일부 작품들은 2025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 결과전시에서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나게 됩니다.
전통이 현재와 연결되고,
불과 흙이 시간을 지나 다시 사람의 손으로 전해지는 그 여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