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진정성 있는 춤꾼, 임유진
마음에 힐링이 되어주는 예술가
안녕하세요. 저는 완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무용가 임유진입니다. 주로 전통무용을 기본으로 교육, 공연,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은 주로 전주 송천동에 위치한 저의 개인 연습실에서 합니다. 무용학원 운영을 함께 하고 있어요.
무용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17세때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함께 무용학원을 다니게 되었다가 전공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재능을 알게 되었고 이후로 무용과 진학 후 다양한 경험의 필요성을 느껴 중국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습니다. 유학하며 중국 민속춤들을 접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춤의 멋과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되어 돌아와서 지금까지 우리춤의 맥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유학에서 만난 친구의 권유로 홍콩시주최 국제무용대회 참가의 기회와 현지 무용전공자들에게 한국춤을 전수하고 온 일이 기억에 남네요.
어렸을 적에는 배우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영화나 TV에서 나오는 배우들을 보면서 화려하고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전공으로는 조금 늦은 나이에 접한 무용을 통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정확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저만의 특징은 춤이 무겁고 호흡이 깊어 춤의 감정선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다는게 특징이자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애정하는 춤은 예기 수건춤과 부채춤이에요. 대중에게는 마음에 힐링이 되어주는 그런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언제나 온 마음을 담아
우리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의 스승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인데요. “머리로 생각한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그 느낀 것을 사지로 전해야 한다.” 라고 하십니다.
관객들이 내 춤을 보고 무언가를 느껴 가슴에 울림이 생긴다면 그보다 감동스런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춤을 대하고 그것을 관객과 소통할때의 성취감은 느껴 본 사람만 하는 무언가가 있죠. 그래서 여러 주제로 작품을 표현하면서도 마음이라는 한 가지는 꾸준히 표현하고 싶은 것 같아요. 춤에 마음이 담겨야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 할 수 있으니까요.
춤은 나의 숙명
슬럼프는 정말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10대에는 대학 입시의 치열함 속에서... 20대에는 젊은 열정으로 뭐든 다 도전했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흐르는 상황들에 회의가 든 적도 많았고요. 30대에는 아무래도 결혼과 출산이 활동경력을 단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무용을 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춤은 나의 숙명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좌절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이게 내 업이다 생각했던거죠. 지금 40대에 들어서고 보니 지난 과거의 시간들도 모두 실이 아닌 득이 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소중한 경험들 속에서 깨달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계속 공부하게 만들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들의 응원이 있기에 가능했어요. 그래서 항상 고맙습니다.
춤, 그리고 희열
아무래도 작품을 하는 데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대위에서 표현해 내야 하기에 무대예술에서 필요한 모든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거예요. 내 작품세계를 온전히 표현하기에는 자본이 항상 부족한 것 같아요. 아직도 저는 완벽한 무용가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배울수록 겸손해지고 춤 작품 하나하나를 대할때마다 진지해 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정신적인 것과 체력적인 부분들의 소모가 크긴 하지만 그것으로 얻어지는 경험들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기회가 생길때마다 느끼는 희열 같은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제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지도할때도 마찬가지죠.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작품속에 녹아들어 춤을 표현할 때는 지도한 선생님으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작품과 관련해 희열을 느낄 때는 아무래도 관객들의 반응에서 오는 희노애락이 아닐까 싶어요.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하는 것도 있지만 관객에게도 있으니까요.
우리 춤의 연구와 확장
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되어 있는 예기무 보유자 김광숙 선생님 문하에서 춤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받은 예기수건춤으로 서울 포스트 극장에서 한차례 발표도 했고요, 앞으로는 예기무 이수를 앞두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류 부채춤 이수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채춤이 올바르게 전수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일은 예기무를 이수하는 일과 김광숙 선생의 스승이신 박금슬 예인의 춤을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양한 예술가들과 작업하고 소통하면서 예술세계를 더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희망사항도 있습니다.
자연속의 몽상가
저는 자연속에 있을때 몽상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몸을 이완하고 눈을 감고 있으면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거든요. 그러면서 불현 듯 스치는 여러 상황들 속에서의 감정선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공간이나 느낌들이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되면서 마음대로 작품을 만들었다 지우는게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은 계속해서 되내어 지는 것 같아요. 꼭 한번 무대에서 표현해 내고 싶다하는 의지가 생기죠.
어떠한 장소이든 무대가 되는 곳이라면
조금씩 저라는 무용가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어떠한 장소이든 무대가 되는 곳이라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 활발하게 활동 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사람들 마음에 힐링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완주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지금부터가 시작이겠지만 저는 완주를 너무 사랑합니다.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이곳을 떠나는 일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나를 한줄로 표현한다면?
진정성 있는 춤꾼
김민경 작곡가가 임유진 무용인에게 보내는 글
한국무용을 하는 이들, 그 중 전통을 이어나가는 이들의 단아함이 임유진씨의 말투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얼굴에서 풍겨졌다.
흔들리지 않을 사람처럼 보였고, 행여 흔들려도 크게 놀라지 않고 다시 자기자리를 잡을 사람처럼 느껴졌다.
완주문화재단을 통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예술의 길, 스승의 의미, 인생의 단계, 주류와 비주류 등 꽤나 다양하고 무게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겉돌지 않고 서로를 관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예술가를 알게 되어 기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