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혼자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자유인!
또한, 옛것을 사랑하고 보전하는 멋진 글쟁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젊어지는 그녀의 세계에서
펼쳐진 향기로운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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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디 영어영문과를 졸업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문학의 길에 들어선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A : 사실 학교에서 공부 할 때는 문학을 하고 글을 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고, 사회생활을 하던 때였다.
전인행복운동 단체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잘 기르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 운동은 전 세계인의 행복에 관한 것이었다. 특별하게 말로 나서는 것이 아니고 땅에서부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해서 작물을 기르는 일부터 알게 했는데 그것은 농부로 살아왔던 사람이라도 자신의 관점을 탈피해서 잘 보고 잘 듣는 일부터였다. 그러한 운동의 체험을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국문학의 전체를 훑어보게도 되었고 인문학 전반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다.
Q. 6권의 수필집을 내셨다. 저는 그중에서 몇 권은 읽어보았는데, 혹시 그중에서 가장 대표작으로 뽑는 것, 또는 애착이 가는 작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지?
A : 이번에 낸 <혼놀, 혼자 즐기다> 까지 여섯 권이다. 그중에 <나의 차마고도ㅡ오심지다>이다. 이 책은 2015년도에 세종 도서에 선정된 책이기도 해서이다. 나의 두 번째 수필집에 발문을 써 준 선생님이 나의 생활의 중심에 차(茶)가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런 내용을 첨가한 사실이 있기에 그 뒤에 차에 관한 테마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2019 혼놀, 혼자즐기다 > < 2014 나의 차마고도-오심지다 >
Q. 수필을 흔히 붓 가는대로 쓰는 것이라고도 한다.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수필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A : 처음 수필을 배울 때 선생님은 나를 보시고 나의 인생이 참 수필적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그 내용이 뭐라고 한 마디로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글은 작가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흔히 붓 가는대로 쓰는 것이란 말은 피천득 선생의 글에서 나온 말이라고 알지만 그 말 속에는 글자 그대로의 뜻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고 싶다면 붓이 반드시 가야만 할 데로 잘 구성하여 쓰는 것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Q. 수필은 흔히 일상과 밀접한 소재를 담기도 한다. 선생님께서는 작품의 소재를, 또는 영감을 어떻게 찾으시는지? 특별한 방법이 있으실지?
A : 모든 문학이 일상을 떠나서는 그 소재를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일상생활을 통해서 사회활동이나 여행지를 통해서든 작은 일이라도 그 속에 의미가 있고 또는 감동적인 물상이나 장면이 있을 때 가슴에 남는 여운을 메모해둔다. 일상도 여행으로 알고 살고 있기도 하지만...
Q. 선생님 고향은 본디 경남이시라 들었다. 어떻게 완주로 오시게 되셨는지?
A : 그런 생각을 하면 나는 디아스포라 적인 데가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하여 전국을 아우른 셈이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시절 한국전쟁이 터졌고 그 뒤 서울 수복 때 아버지는 개성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었다. 다시는 밀리는 일이 없을 이란 애국적인 주장을 실천하신 것이다. 하지만 석 달 뒤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부산여중에 들어가 1학년 2학기 때 전주 여중으로 전학하고 전주여고까지 졸업하게 되었고 한 인연으로 전주사람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그때부터 저의 별명이 선화공주가 되었다. 그리고,전주에서 완주로 이사 온 지가 13년이나 되었다. 해서 전주시를 둘러싸고 있는 완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한다. 지금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해설사로 일하면서 봉사활동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완주 오로지 오롯한 고을)에 대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많은 완주군민들과 전주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완주가 자랑스럽다.
Q. 선생님은 대한민국, 또는 전북, 완주의 문단에 대한 걱정과 바라는 점은 무엇일지?
A : 글쎄,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요즘은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현대는 온갖 미디어가 발달 되어 있다. 내 손주들만 보아도 같이 있어도 사람 이야기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문학인들이 그보다 더 관심을 끄는 글을 쓸 수 있을지 나부터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미디어 속에서도 글자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이다. 손 전화 속에서도 글을 읽어야 하니까 참으로 고민이 된다. 소설은 너무 길고 시는 너무 짧아서 시대의 정신이나 내용을 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수필은 이 시대 앞으로도 희망적인 장르가 아닐까? 문단 내에서도 장르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소 그릅 별 활동이 많으니 서로 소통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기도 하는 거 같다.
Q.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 우선은 독자의 관심을 끄는 일이라 생각한다. 책을 출간하고 나면 신문의 기사를 스크랩해서 보내주시는 분도 있고 또는 기사를 읽고 책방으로 달려가서 그 책을 구입하고 전화주시고 만나러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고맙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해서 더욱 좋은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점점 더 어렵고 힘든 것도 사실이다. 어떤 분은 자기가 읽을 책을 도서관에 가는 남편에게 부탁했는데 나의 <차마고도>를 완주중앙도서관에서 발견해서 빌려 왔다고 전화를 주신 분이 있었다. 그분도 차를 좋아하는 분인데 자기보다 고수인 거 같다고 만나보고 싶다고 했었다. 독자와 소통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거 같다.
Q. 선생님께서 수필 쓰는 일 외에도 우리나라 전통차를 연구하고 계시고, 책으로도 소개를 했는데,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전통차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부탁드린다.
A : 바로 나의 네 번째 수필집이 차를 테마로 쓴 <나의 차마고도>이다. 동양 삼국의 생활 속에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여러 형태의 차 문화가 있다. 그 전통 차 속에 지금은 커피문화가 밀려들었다. 하지만 차와 커피의 용도가 많이 다르니까 나도 커피가 꼭 필요할 때는 좋은 커피를 선별해서 사용한다.
Q. 통상적인 질문 같지만 차가 선생님의 작품활동에, 또는 우리 삶에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A : 나의 수필집에서 내 생활의 중심에 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신 분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마치 차를 잘 우려서 좋은 맛의 차를 만드는 것 같이 수필도 그렇게 잘 빚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차를 빚듯 작품을 빚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나의 생활 속에 차가 녹아 있으니 차를 대하는 시간은 한 잔의 커피와는 좀 다른 마음의 여백을 주는 것 같다. 차를 생활하다 보면 그만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을 알고 공부도 하게 된 것 같다.
Q.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나 활동 계획이 있으신지?
A : 문학, 특히 수필은 자신의 인생을 담고 있다. 과거의 회한에 많이 젖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나이 드니까 과거의 어떤 장면과 겹쳐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때도 있지만 언제나 지금이 중요하니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지금 여긴다. 아직 정리해야 할 원고가 있고 다음 테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