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안녕하세요. 완주문화재단입니다.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 2025 장애예술교육지원사업 <사이:예술학교>에 대해 지역 예술가로 참여하신 한용희님의 글을 통해 돌이켜보고자 합니다.
2025 장애예술교육지원사업 <사이:예술학교> , 음악으로 이어진 우리
저는 완주에서 생활하며 장애인분들이 예술을 통해 행복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을 늘 품어왔습니다. 예술은 단순히 취미 활동이나 특정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치유하며 타인과 연결되는 강력한 매개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념은 제 삶의 지향점이 되었고, 음악 교육이라는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그동안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음악 지도를 지속해오며 예술이 주는 변화와 가능성을 직접 체감해 왔습니다.
현재 저는 사회적협동조합 ‘느루걸음 앙상블’의 성인 발달장애인 단원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을 진행하며 이분들이 음악을 통해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느루걸음의 단원들은 전라북도와 인근 지역에서 다양한 공연 초청을 받고 있으며, 공연을 통해 음악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저는 완주군의 ‘완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첼로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며 전문 연주자로서의 경험을 쌓아 왔고, 이러한 경험은 장애인 음악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번 사이예술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전북푸른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저는 다시 한번 장애인 예술의 가능성과 가치를 깊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저에게 다가와 “직접 준비한 곡이 있다”며 첼로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해 준 순간입니다. 학생의 눈빛에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뚜렷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그 짧은 연주 속에서 저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금 깊게 깨달았습니다. 장애가 있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펼칠 수 있는 장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이라는 점입니다. 교육자가 마련해야 하는 것은 기술 이전에 ‘기회’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수업 중 연주를 들려주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몸을 움직이며 리듬을 탔습니다. 음악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즐거움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음악이 가진 본질적 힘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과 참여 의지가 높고 자신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어 하며,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예술가로 서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이는 향후 장애인 예술 교육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저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지도를 통해 음악 활동이 가져오는 변화를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악기 연주 기술의 성장뿐 아니라 자신감을 되찾고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향상되고 삶에 대한 의욕이 높아지는 등 정서적·사회적 변화가 함께 일어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예술의 힘이 개인의 내면에 깊숙이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더 많은 장애인분들에게 이러한 경험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이 예술학교에서의 경험은 단발성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넘어, 지속 가능한 장애인 예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해주었습니다.
단순한 교육의 제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계 형성과 체계적인 교육, 그리고 발표회와 공연 같은 실제 무대를 경험할 기회가 함께 마련될 때 장애인 예술은 더욱 단단하게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장애인분들은 교육의 대상에서 그치지 않고, 예술 활동의 주체이자 동등한 문화 향유자로 서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나아가 완주 지역에서 장애인 예술 활동의 영역을 확대하고, 더 많은 지역 주민이 문화예술을 통한 성장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얻은 감동과 배움은 제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예술 교육자로서, 전문 연주자로서, 그리고 지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장애인 예술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 사이 예술학교에서의 활동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완주 지역의 장애인분들과 함께 예술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계속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가능성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쓴이_<사이:에술학교> 참여 예술가 ‘한용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