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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화예술인] 따뜻한 마음을 담아 글을 쓰는 작가 '국영현'
  • 2025-12-24 10:28
  • 조회 67

본문 내용

안녕하세요, 완주문화재단입니다.

올 가을 많은 분들과 함께한 <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 

그중 메인 프로그램  <전시>에 편지글 작품으로 참여해주신 '국영현' 선생님의 작품과 진솔한 후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이 닿았던 그날의 온기를 함께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                                                                                                                                                            ​                                                                                                                                                            ​                                                                                     

[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 - 전시 참여 후기]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나는 글을 몰랐다.

국민학교도 다니지 못해 겨우 내 이름 석자 삐뚤빼뚤 쓰는 것이 전부였었다.

완주군장애인복지관에 한글 교실이 있었지만, “내가 이 나이에 글을 배워서 뭐해?”라고 손사래를 치며 몇 년을 외면했었다.

하지만, 친한 친구와 남편의 권유로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의 한글 교실에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내 까막눈이 뜨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환경이 어렵고 낯설어 힘들기도 했지만,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들 덕분에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이제는 고마운 이들에게 마음을 담아 편지도 쓰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한글부터 숫자, 영어, 일반상식까지 글을 모르는 우리들에게 열심히 가르쳐주고 응원해준 한글선생님과 복지관 직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내 곁에는 늘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일주일에 1, 완주군장애인복지관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한글 수업을 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내가 수업에 늦을까, 혹시나 준비물을 빠뜨릴까 옆에서 정성껏 챙겨주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내 나이 올해로 88.

90을 바라보는 지금, 건강하게 내 옆에서 아프고 힘든 나를 챙겨주는 남편이 그저 고맙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젊은 시절, 엄두도 내지 못해 글을 몰라 힘들었던 나였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완주군장애인복지관, 그리고 여러 선생님의 도움으로 이제야 꿈을 이루게 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서툴지만 편지에 담아 남편에게 전해본다.

 


 

이번 <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 - 경계를 넘다>를 통해 전시한 작품 사랑하는 남편께는 장애를 가진 나에게 세상 최고의 사랑을 베풀어 준 남편을 향해 보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내는 편지글이다.

내 글이 전시가 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기쁘기보다도 내가 쓴 글이 무슨 작품이 되겠나싶어 한참을 망설였다

하지만 한글 교실 선생님과 복지관 직원분들께서 어르신의 삶이 곧 작품이라며 용기를 주셨고, 나 또한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세상 앞에 내 마음을 내놓아 보고 싶어 이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글을 몰라 늘 뒤에만 서 있던 내가, 이렇게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

 

전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글 교실 친구들과 함께 전시장에 직접 찾아가 내 작품을 보게 되었을 때, 편지글 앞에 서 있는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전시장에 걸린 내 편지글 앞에 서 있으니 믿기지 않기도 하고, 가슴이 괜히 두근거렸다. 특히 작품 사진과 설명이 담긴 프로그램북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평생 내 이름 석 자 제대로 써 본 적도 없던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이름을 올리게 되다니...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그 순간만큼은 친구들 앞에서 이게 바로 내 작품이야하고 서로의 작품 앞에 서서 사진을 찍어주며, 조심스레 자랑도 해 보고 싶어졌다.

 


이 나이에 처음 느껴보는 뿌듯함이었다. 글을 배운 덕분에 이제껏 간직만 하였던 내 마음을 세상에 전할 수 있게 되었고,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를 통해 내 삶의 이야기가 작품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는 나에게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조용히 허물어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장애가 있든, 나이가 많든, 배움이 늦었든 상관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며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이 축제가 있었기에 나 또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계 없는 완주무장애예술축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처럼 말하지 못하고, 쓰지 못해 마음을 품고만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내 글은 서툴고 짧지만, 이 축제와 글을 통해 전해진 사랑과 감사만은 진심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이 자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국영현(완주군장애인복지관)

국영현 선생님은 서툴지만, 글자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글을 써내려가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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